결가부좌 수행을 강조하다보니 많은 분들이 오로지 결가부좌가 수행의 전부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된 일화가 있습니다. 운곡 선사와 학자 원요범은 3일 동안 같이 좌선하였습니다. 운곡 선사는 원요범이 3일 동안 생각을 일으키지 않았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면 원요범은 지혜를 열었을까요? 아닙니다. 여전히 지혜는 열리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3일 동안 생각을 일으키지 않고 좌선을 했는데 지혜가 열리지 않았을까요? 그것은 바로 원요범 안에는 지혜의 씨앗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열매를 얻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그 열매를 맺을 씨앗이 있어야 합니다. 씨앗을 심고 물을 주고 비료를 주면서 잘 가꾸면 언젠가 씨앗은 싹이 나고 자라서 열매를 맺습니다. 지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혜의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지혜의 씨앗을 심어야 합니다.
그러면 지혜의 씨앗은 어떻게 내 안에 심을 수 있나요? 지혜로운 말을 들어야 합니다. 지혜로운 말이 귀에 들어가면 자연히 잠재의식에 저장되고 인연이 성숙하면 자연히 지혜가 열립니다. 그래서 영화선사는 법문을 듣는 것을 강조하고 아이들을 법당에 데리고 와서 법문을 듣게 하도록 권합니다. 물론 아이들은 법문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들끼리 법당을 놀이터 삼아 뛰어다니고 소리지르며 놉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법문 시간에 소란스럽게 굴어도 선사님은 아이들을 제지하지 않습니다. 법당의 에너지와 법문이 그들에게 유익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노는데 정신이 팔려있지만 여전히 법문은 귀를 통해 8식에 저장이 됩니다. 그래서 때가 되면 그것이 발아해서 열매를 맺습니다.
선사님은 또한 최상의 씨앗을 강조합니다.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씨앗이 좋아야 하듯이 최상의 지혜를 얻기 위해서는 최상의 씨앗을 심어야 합니다. 최상의 씨앗은 무엇입니까? 바로 조사들의 가르침입니다. 중국 불교에는 공식적으로 깨달은 선지식인 조사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이 조사들의 가르침은 깊은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의 가르침을 들으면 최상의 지혜의 씨앗이 심어집니다. 어떤 씨앗을 심느냐에 따라 인연은 다르게 맺어집니다. 대승불교의 가르침을 들으면 대승불교와 인연이 맺어집니다. 그래서 선사님은 대승불교의 가르침, 조사들의 가르침을 들을 것을 강조합니다. 특히 화엄경 강설 시간에 자주 이런 말씀을 합니다. “이것은 여러분들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해해도 좋고 이해하기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저 들으세요. 이것은 여러분에게 씨앗을 심는 작업입니다. 이해하려고 할 필요 없습니다. 그저 들으면 자동적으로 이것이 여러분 머리 속에 들어가 때가 되면 발아합니다.“
그래서 결가부좌를 하는 동시에 좋은 법문을 많이 들어야 합니다. 선사님은 여러 조사들의 가르침 중에서 선화 상인의 가르침과 육조단경, 화엄경의 경전 강설을 들을 것을 권합니다. 지금 당장 이해할 수는 없지만 무수히 이런 가르침을 반복해서 들으면 이것이 씨앗이 되고 싹이 나서 지혜가 열립니다. 지금 여러분은 어떤 씨앗을 심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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